개인적으로 많은 분들에게서 어떻게 노르웨이에 갈 수 있고 노르웨이에 취업할 수 있냐는 문의를 받았습니다.

그래서 제가 느낀 노르웨이 취업시장에 대해서 써보려 합니다.

  • 취업전망

지금 코로나로 노르웨이 사람들도 많이 정리해고 당했습니다.

그리고 노르웨이 산업의 한 축인 Oil & Gas 산업도 유가 하락으로 당분간은 고용시장 미래가 밝지 않습니다.

제가 아는 한 회사는 올릴 예정이었던 모든 채용공고를 취소하고 진행중이던 모든 채용절차도 중지하고 지원자들에게 채용공고 자체가 없어졌다고 연락했습니다.

그래도 어딘가에선 일을 해야 하고 그래서 사람을 뽑습니다.

그게 여러분이 아니라는 법은 없을 겁니다.

물론 노르웨이 사람들과 경쟁해야 하니까 어렵긴 어려울 것입니다.

  • 영어만 하는데 취업되나요?

예. 됩니다.

하지만 취업하실 수 있는 곳이 제한적입니다.

호텔, 식당의 웨이터나 설거지 같은 업무가 예가 될 수 있겠네요.

그리고 수요가 비교적 딸리는 IT업종의 경우, 실력이 검증된 경력직분들은 영어로 많이 일하고 계십니다.

스칸디나비아 한인과학기술인협회라는 곳이 있습니다.

한국인으로서 스칸디나비아 국가 (노르웨이, 스웨덴, 덴마크)에서 이공계 출신의 과학자나 학생 (석사 이상)으로 있으신 분들의 모임입니다.

여기서 2019년에 간단한 조사를 했는데, 스웨덴과 덴마크에서 일하고 계시는 모든 한국분들은 영어로 일하고 계셨는데 반해서 노르웨이는 노르웨이어로 일하시는 분 50%, 영어로 일하시는 분 50% 였습니다.

그 만큼 노르웨이가 영어만으로는 일자리를 구하기 어렵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가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다르게 말하면 노르웨이어를 하실 줄 안다면 경쟁력이 올라가는 것입니다.

  • 그럼 청소부 같은 육체적인 일은요?

청소부를 예로 들면 보통 고객이 청소회사에 의뢰해서 청소부를 파견하는 형식입니다.

그런데 이 곳은 특정 국가들이 아주 단단한 네트워크를 이루어져 있고 특정 나라 사람들이 이 파이를 나눠먹고 있습니다.

특히 동유럽 국가, 예를 들면 폴란드 같은 국가는 유럽국가라서 비 유럽시민권자보다 훨씬 쉽게 노르웨이에 진출할 수 있습니다.

청소쪽을 보면 거의 폴란드, 난민이 많은 국가들, 인도 등 특정 국적 사람들에게 기회가 가는 듯합니다.

아무래도 전문기술 없이 할 수 있는 진입장벽이 낮은 업종이라 하려는 사람들은 많은데 반해 자리는 한정적이라서 이 자리를 자기들끼리 나눠먹는 식입니다.

그래서 이런 일자리를 구하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 다른 나라에서 대우 받는다는 용접, 목공, 전기 기술자 같은 직종은요?

노르웨이에서도 대우받고 급여도 비교적 좋습니다.

문제는 노르웨이에서 일을 하려면 노르웨이에서 인정한 기술학교의 기술과정을 거쳐서 전문자격증을 획득해야 합니다.

또는 그와 상응하는 경력과 기술이 있음을 증빙해야 합니다.

거기다가 현장에서 일하는 업종이라 이런 업무는 대부분 노르웨이어 쓰신다고 보시면 됩니다.

자격증과 언어문제 때문에 어렵다고 봅니다.

또, 다르게 말하면 자격이 인정되고 언어도 되시면 아마 일자리 구하시는 것은 어렵지 않으실 겁니다.

  • 지원팁1

먼저 노르웨이에 지사나 본사가 있고 한국과 연관이 있거나 한국지점이 있는 회사를 노리시는 것이 좋습니다.

보면 대개 이런 회사의 한국지점에서 일하시다가 노르웨이로 오셔서 일하시는 분들이 상당히 많으십니다.

이런 분들은 대개 영어로 일을 하시고, 보통 하시던 일을 하시거나 비슷한 일을 하셔서 업무 전문성을 인정받고 오시는 경우입니다.

기회가 되면 해당 회사 리스트들을 공유해보겠습니다.

  • 지원팁2

한국과 사업을 같이 하는 회에 문을 두드려 봄직 합니다.

예를 들면 Statoil (현 Equinor) 같은 회사지요.

문제는 이런 회사들은 대부분 큰 회사들이 많고 다들 아시는 회사들입니다.

그래서 경쟁이 치열한데, 대개 보면 경력자를 선호하고 필드에 계셨던 분을 우대합니다.

그리고 경기가 좋지 않다보니 이 마저도 채용을 유보하거나 아니면 계약직으로 취업하는 경우가 많은 듯합니다.

하지만 노르웨이에서 일한 경력이 있는 것과 아예 없는 것은 천지 차이입니다.

1-2년이라도 일하셨으면 그걸 기초로 다른 곳에 경력을 인정받고 가실 기회가 더 많으실 겁니다.

  • 제가 아는 노르웨이 취업사례들

1) 외국(중국, 홍콩, 미국) 등에서 일하시다가 노르웨이 지사로 와서 일하시는 분 (마케팅)

2) 노르웨이에서 간호석사 하시고 한국에서 간호사 하시다가 다시 노르웨이 간호사로 취업하신 분 (간호학)

3) 노르웨이 현지인과 결혼 후 노르웨이어를 공부해 어린이집 선생님으로 일하시는 분 (전공은 미술이나 취업과는 무관)

4) 한국 지사에서 수 년간 일하시다가 노르웨이 본사에서 일하시는 분 (엔지니어링)

5) 미국에서 요리사 하시다가 노르웨이 레스토랑에서 일하시는 분 (요리)

  • 노르웨이 취업하는 이상적인 방법 (뇌피셜)

제 개인적인 뇌피셜입니다.

1) 한국에서 몇 년이라도 업무 경력을 쌓습니다.

2) 노르웨이에서 석사 유학을 시작합니다.

학점은 평균 B를 목표로 하세요.

노르웨이 성적표는 최종 평균학점이 나오는데, 이게 반올림입니다.

예를 들어서 A학점=5점 , B학점=4점, C학점=3점이라고 치고 각 학점과 수업시수(ECT)를 곱해서 모두 더하고 이를 최종 수업시수 (대개 120ECT)로 나눠서 나온 값이 최종 평균학점입니다.

그런데 만약 3.5가 나온다면 반올림해서 4점이니까 B학점으로 표시됩니다.

또, 4.4로 나와도 반올림해서 4라서 B로 나옵니다.

그리고 대개 논문이 30 ECT인데 80 %이상이 B를 받습니다.

그래서 B와 C 중간 정도만 하셔도 평균 B가 나옵니다.

이 평균 B가 필요한 이유는 종종 몇몇 채용공고가 평균 B학점 이상을 요구하기 때문입니다.

많은 회사들이 학점을 한국만큼 보지 않습니다만, 좋으면 좋은 거지요.

3) 석사는 되도록 현지에서 취업에 유리한 전공을 공부합니다.

이 전공들은 나중에 공유하겠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간호직군, IT직군입니다.

Oil & Gas 쪽은 경력자를 선호하고 신입의 문은 아주 좁습니다.

4) 4학기 동안, 1학기당 노르웨이어 1단계씩 올린다고 생각하시고 공부를 합니다.

그럼 A1, A2, B1, B2해서 졸업시점에서 B2 수준의 노르웨이어를 갖출 수 있습니다.

5) 석사 과정동안 소위 스펙을 준비합니다.

그런데 이건 한국식 스펙이 아니라 노르웨이식 스펙입니다.

이 스펙 부분도 자세히 다음에 따로 다루겠습니다.

예를 들면 다방면으로 인맥을 쌓는 것을 생각할 수 있습니다.

6) 여러 곳에 지원을 하고 면접을 봅니다.

가능하다면 이 시점에서 더듬더듬 하더라도 노르웨이어로 면접을 볼 수준을 갖추시는 것이 좋습니다.

그렇지 않다면 영어면접만 가능하다는 이야기인데, 그럼 지원할 수 있는 일자리가 많이 줄어듭니다.

7) 운이 좋다면 취업하실 수 있습니다.

원래 운칠기삼이라고 하는데 제 자신의 노르웨이 취업은 운구기일 정도였다로 평가하고 싶습니다.

여기서 제 이야기를 조금 해보겠습니다.

저는 저를 뽑기로 한 매니져가 갑작스럽게 정리해고 당하고 그래서 채용공고 자체가 없던 것으로 되면서 취업을 하지 못한 경험도 했습니다.

그리고 지금 회사에 참 허접한 노르웨이어로 노르웨이어 면접을 보고 합격을 했습니다.

여기도 사연이 있는데 원래 전화면접은 영어로 했었고, 현지면접도 영어로 하기로 했었습니다.

그래서 제 직속상사가 되실 매니져분과 회의실에서 영어로 면접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어느 할아버지가 문을 열고 회의실에 들어오더니 노르웨이어로 갑자기 물어보시는 겁니다.

자기 소개 해봐라, 너의 성격은 어떻냐, 동료들은 너를 어떤 사람이라고 이야기하냐 등등을 노르웨이어로 물어봤습니다.

그래서 얼떨결에 노르웨이어로 더듬더듬 답을 했습니다.

아마 그 분이 10분도 면접을 안 보셨을 텐데, 그렇게 물어보시고는 또 그냥 가시는 겁니다.

그 분이 나간 뒤에 매니져분께 누구냐고 물어보니 그룹 전체 대표 CEO라고 답변해주셨습니다.

원래 상주하시는 분이 아니고 가끔 들리시는 분인데, 우연히 그 날 회사에 오셨고 마침 면접이 있다고 들으시고는 즉흥적으로 들어오셨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제 매니져도 그 분이 오실 줄 모르고 있었던 거죠.

그리고 나중에 듣기에 CEO에게 매니져가 어땠냐고 물어봤고 괜찮다 (he is ok) 라고 짧게 답하셔서 매니져 본인의 결정+ CEO의 동의로 합격을 결정했다고 합니다.

제가 이 이야기를 왜 하냐면, 제가 만약 더듬더듬 수준으로 노르웨이어를 할 수준이 아니었다면, 노르웨이어 질문을 알아듣지 못할 수준이었다면 어쩌면 합격하지 못했을 수도 있었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어서입니다.

준비는 하되, 그게 좋은 결과로 이어질 지는 운에 달린 것이겠죠.

참고로 제가 합격한 회사는 소위 맨땅에 헤딩한 지원이었습니다.

아는 사람 하나 없고, 연고도 없고, 심지어 제가 공부한 노르웨이 대학교 출신도 1명 없는 회사였습니다.

보통 노르웨이 취업에 인맥이 중요하다고 하고, 이건 맞는 이야기입니다.

하지만 저와 같은 케이스도 있는 걸 보면 100%는 아니겠지요.

다시 말하면 노력을 많이 들이지 않으시고도 운 좋게 좋은 곳에서 일을 하실 수도 있고, 반대로 노력을 아주 많이 하셨지만 결국 원치 않던 결과가 나오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그건 누구도 모르는 것이지요.

확실한 건 시도를 하지 않으면 결과도 없고, 준비를 많이 할 수록 운이 좋아질 확률도 높아질 겁니다.

그래서 노르웨이 취업에 있어서 무슨 준비를 어떻게 해야 도움이 될 지 앞으로 이야기를 나누고자 합니다.

그럼 행운을 빌겠습니다.

Lykke til! (Good luck의 노르웨이어 표현입니다)

6 COMMENTS

  1. 좋은 글 너무나 감사드립니다. 질문이 있어 회원가입 후 댓글작성합니다. 저는 한국에서 보건관련직(심사청구관련업무)으로 일하고 있으며 오슬로대학교 석사과정(health Economic,Policy,Management)을 준비중입니다. 석사학위를 취득하여 노르웨이에서 구직활동을 하고 싶은데 노르웨이에서 IT나 전문직/간호직이 아닌 보건계열에서 외국인을 채용하여 일을 할 수 있을지 많이 고민이 됩니다. 작은 정보라도 있으시면 알려주심에 감사드리겠습니다.

    • 안녕하세요, 노르웨이고고 방문 감사드립니다.

      말씀해주신 비슷한 분야에서 말씀하신 계획과 비슷한 과정을 겪으신 분을 알고 있어 그분께 개인적으로 답변을 해주실 수 있으신지 문의를 드렸습니다.

      저는 보건쪽은 잘 몰라 일반론적인 답변밖에 드릴 수 없습니다.

      하지만 위에서 언급드린 분은 비슷한 전공 유학을 하셨고, 말씀하신 계획과 유사한 과정을 밟고 계시기에 보다 더 정확한 답변을 드릴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우선은 문의만 드린 상황이라 답변을 보장드릴 수는 없지만 만약 답변을 해주시다면, 답변을 전달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2. 안녕하세요. 노르웨이 구직 정보를 검색하다가 질의 남깁니다. 첫직장은 한국에서 kongsberg 에 엔지니어로 입사하여 5년 가량 재직하였습니다. 이후 Aker Solutions 에 입사하여 oil & gas control system engineer 7년 정도 근무 하였습니다. 이중 마지막 2년은 영국 플랫폼에서 근무하였으며 Equinor 에 파견으로 근무하였습니다.현재는 미국회사 한국 지사 gas 관련 엔지니어로 일하고 있습니다. 다양하게 일을 하다보니 노르웨이 회사가 잘 맞아서 한국내 노르웨이 기업에 이직을 하고싶습니다. 조언 부탁드리겠습니다. 좋은 정보 많이 전달해주셔서 감사합니다.

    • 안녕하세요. 기본적으로 저희는 노르웨이에 있는 회사에 취업하는 것을 상담해드리고 있습니다. 우선 한국에 진출한 노르웨이 기업이 많지 않으며 대부분 오일&가스나 수산업 (연어, 고등어 수출 등) 관련 기업들이 진출해있습니다. 그 중에서 말씀하신 콩스버그 마리타임, DNV GL, Equinor 등이 가장 유명할 것이라고 판단됩니다. 한국 내 노르웨이 기업 지원과 관련해서는 관련 기업의 채용공고를 보시고 지원하시는 일반적인 방법 외에는 저희가 딱히 드릴 조언이 없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