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에 떠나는 여행

얼어붙었던 호숫가의 물이 녹아 들자 5월 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4월부터 매일 해가 조금씩 길어지는 것을 느꼈는데도 불구하고 날씨가 영하와 영상 사이를 오르락내리락 하는 추위에 봄이 오고 있다는 것을 쉽게 느낄 수가 없었다. 하지만, 노르웨이의 5월 국경일이 다가오자 꽃도 보이고 초록 초록해진 우리 집 마당의 나무들이 눈에 들어왔다. 이어서 바닷가 쪽으로 예약한 호텔에 살짝 들뜨기 시작했다. 코로나 때문에 어차피 호텔 시설도 이용 못할 텐데 하면서도 바다도 보고 일상에서 벗어날 생각에 기분이 봄처럼 따뜻해졌다. 우리는 저번 가을방학처럼 멀리 가는 것 대신에 근교로 가는 여행으로 가볍게 계획했다.

여행가는길에 만난 바다 그리고 피크닉
Scandic Havna Tjøme Hotel 사진 출처: 호텔 웹사이트

숙소 Scandic Havna Tjøme Hotel

우리가 출발한 날은 5월 13일 공휴일로 우리는 체크인 시간에 맞추어 오전 11시쯤 도시락을 싸서 여행지로 출발하였다. 가는 중간에 바다가 보이는 곳에 자리 잡고 앉아서 점심을 먹고 호텔이 있는 곳으로 향하니 오후 3시쯤 도착하였다. 도착해 보니 내가 생각한 것과는 달리 호텔이 아닌 리조트 개념의 숙소였다. 방갈로, 아파트 그리고 호텔룸 등 다양한 숙소 구조로 된 리조트였으며, 따로 보트와 캠퍼 밴 파킹과 숙소를 겸할 수 있는 장소도 마련돼 있다. 숙소 앞에는 바다가 펼쳐져 있으며 미니골프, 락 클라임, 놀이터, 테니스장, 카약 등 아웃도어 액티비티가 꾸며져 있었다. 여름에는 일정 시간에 페리로 작은 섬들로 이동할 수도 있다. 코로나로 인하여 호텔안 레스토랑이나 실내 수영장은 제대로 이용할 수 없었지만, 비치와 야외활동이 잘 구성되어 있다. 조식은 예약해 둔 시간에 가서 먹는 뷔페식으로 이용할 수 있으며, 점심과 저녁도 원하면 미리 예약해서 정해진 시간에 식사할 수 있다. 우리는 방갈로형 숙소에서 식사를 조리해 먹다가 마지막 날에는 Tjøme 시내에 위치한 피자집에서 저녁식사도 했다.

*Scandic Havna Tjøme Hotel 웹사이트

스캔딕 호텔 옆모습, 호텔본관, 비치, 방갈로 와 아파트 숙소들

Tjøme

우리가 사는 콩스버그에서 2시간 정도 걸리는 Tjøme 은 바닷가 휴양지 지역으로 집집마다 보트를 소유하는 것을 볼 수 있었다. Tjøme은 Vestfold & Telemark에서 두 번째로 큰 섬에 위치하며, 4600명의 지역 인구가 여름이 되면 40000명으로 늘어날 정도로 유명한 여름 휴양지이다. 많은 오슬로의 거주민이나 왕실 가족들도 별장을 이곳에 소유하고 있으며, Sommerøya (영어로 the summer island) 여름 섬이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다. 또한 Tjøme은 유명한 영국인 소설가 Roald Dahl 가 영국 웨일스로 이민 온 노르웨이 부모님 덕에, 어릴 적에 다니던 노르웨이 휴양지로 알려져 있다.

사진출처: 구글맵
The world’s End Norway (국립공원)

Tjøme의 국립공원 – The world’s End Norway (Verdens Ende)

Tjøme에서 제일 유명한 것은 국립공원으로 Verdens Ende이며, 영어로는 The world’s End Norway이다. 이 국립공원은 340 ㎢의 땅과 바위가 많은 작은 섬으로 이루어져 있다. 이곳은 가족단위로 놀러 와서 커다란 바위를 걸어 다니며 멋진 피오르의 광경을 보면서 피크닉, 낚시, 수영, 물놀이, 등산, 산악자전거 타기 등 다양한 야외활동을 할 수 있는 곳이다. 실제로 그곳에서 큰 바위 위를 자전거를 타며 돌아다니는 성인과 아이들을 만날 수 있었다. 국립공원에 오기 전에 읽고 온 *관련 포스트에 따르면, 국립공원 안의 바구니 등대 The basket light house (Vippefyret 1932) 가 유명하다고 했다. 실제로 특이한 모양의 등대는 우리의 이목을 끌기에 충분했다. 낚시를 즐겨 하는 아이들과 남편은 열심히 낚시했고, 낚시 후 늦은 점심을 먹으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왔다. 주차장 근처에는 미니동물원이 있는데 어린아이가 있는 가족이라면 이곳에서 잠깐 시간을 보낼 수 있다.

*국립공원 관련 포스트

국립공원 입구

Tønsberg

Tjøme에서 30분 정도로 가까운 거리에 위치한 Tønsberg는 인구 52000명이 사는 Vestfold & Telemark에 속한 도시이다. Tønsberg는 9세기 바이킹들에 의해 발견된 오래된 도시로, 고대에는 노르웨이의 수도였다. 왕과 왕족들이 거주했기에 도시 안에 성과 요새가 존재하고, 고대 유적으로 발견된 바이킹 시대의 배를 재현한 Oseberg ship를 하버 안에서 탐험해 볼 수 있다. 이 배는 1904년에 바이킹 시대에 썼던 도구와 재료의 재현으로 만들어진 배로 *Oseberg ship이라 불린다.

도시 중심가에 가보면, 거리마다 있는 편집숍, 노르웨이 전통 옷 가게 외에 즐비한 상점들이 작은 광장 안에 밀집되어 있고, 아이들이 좋아하는 햄버거 가게며, 카페, 레스토랑도 많이 볼 수 있다. 오랜만에 마셨던 버블티 와 노천카페에서 즐겼던 점심은 지루했던 내 기분을 한껏 올려주었다. 아이들은 집에서 가져온 스쿠터를 타고 도시 안과 하버를 다녔고, 나도 남편과 함께 하버를 걸으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오랜만에 바다가 보이는 도시에 오니 확실히 기분전환되었다.

*The Viking ship Saga Oseberg 웹사이트

코로나로 집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졌지만, 따뜻한 봄에는 가까운 근교로 호캉스를 떠나는 것도 정신건강에 도움이 되는 것 같다.

2021년 5월 22일 스윗에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