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 단어 ‘Present’ 에는 사전적 두 가지 의미가 있는데 이는 무언가를 주는 의미인 “선물” 과 시간의 의미를 담긴 “현재”라는 뜻 들이 있다. 지금 이 시간 현재가 선물이라는 뜻이라 해석하기도 한다.

곧 다가오는 성탄절에는 여러 가지 종교적 의미, 각 문화적인 의미, 그리고 개개인 가족이 중시하는 의미 등 모두가 다르지만 기본적인 의미는 ‘Giving’ 즉 선물 혹은 베푸는 것이다. 연말 선물 중 크게 차지하는 두 가지는 직장 혹은 가까운 지인들과 나누는 감사의 선물과 가족들과 나누는 성탄절 선물이다. 

정성스레 만들어 나누는 기쁨

여름이 되면 지천에 보이는 과일들이 있는데 이 모두 잼 혹은 시럽을 만드는 재료들이다. 이때, 어마어마한 양의 잼이나 시럽 만드는 사람들도 있고, 야채 중 토마토가 많이 나오는 시기엔 토마토를 구입하여 퓌레를  만들기도 한다. 시럽과 퓌레를 정성스레 만들어 예쁘게 포장해서 연말에 지인들에게 선물한다. 음식 외에도 내가 아는 지인은 본인의 아토피 피부 때문에 시작한 자연 성분으로 만든 로션, 세럼, 립밤 등을 많이 만들어서 선물하고, 취미인 향초 만들기를 이용하여 올가닉 재료로만 만든 초를 선물하기도 한다. 올해 나는 초콜릿과 쿠키를 지인들과 함께 만들어 마음을 나누고, 몇몇 지인에게는 직접 고른 와인과 초콜릿을 선물할 예정이다. 연말에는 마음이 따뜻해질 수 있는 몇 마디와 부담이 되지 않는 작은 선물은 주는 이도 받는 이에게도 훈훈한 정을 나눌 수 있는 시간이 된다.

가족을 위한 성탄절 선물

성탄절이 다가오는 시점엔 우리 부부의 마음이 급해진다. 아이들 몰래 선물을 마련해야 하기 때문에, 보통 12월 중순 전에 미리 사다 놓고 크리스마스이브날 아이들 자는 시간에 열심히 싸서 크리스마스트리 아래 정말 가득 놓는다. 아이들은 산타 앱을 틀고 12월 24일 새벽부터 산타 할아버지가 어디까지 왔다느니 우리 집에 오려면 몇 시간 남았다 하며 신나한다. 이날 우리는 하루 종일 산타와 루돌프 사슴에게 먹일 진저브레드를 만들고, 쿠키 장식품을 만드는 등의 활동을 하고, 아이들을 저녁 8시 전에 꼭 잠들게 한다. 다음날 새벽부터 선물을 풀어보는 아이들은 그 선물들을 하루 종일 가지고 놀고 크리스마스트리에 달린 쿠키와 사탕을 따먹는 것으로 즐거운 하루를 보낸다. 성탄절 오전엔 성당도 다녀오고, 늦은 점심에는 아빠가 준비한 크리스마스 런치를 먹으며 사탕 모양의 긴 종이로 만든 크리스마스 크래커를 잡아당기며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 아빠가 가족을 위해 정성껏 준비한 음식이기에 더욱 의미 있고 특별하다. 우리 집 아이들은 아직 산타 할아버지가 매년 오시는 것을 믿고 있고, 특히나 노르웨이에서는 굴뚝 있는 주택에 살게 되면서 더욱 기대를 하고 있다. 아이들의 믿음을 깨지 않기 위해 우리는 카메라를 설치한다고 알려주고 앱을 이용하여 산타 할아버지가 우리 집에 다녀간 증거로 올해의 트리와 선물들이 담긴 사진을 남겨 아이들에게 크리스마스 날 보여 주고 있다.

아이들이 직접 만들어 구운 진저브레드 쿠키
아빠가 직접 만든 크리스마스 런치
산타앱을 이용한 사진
산타 앱 Catch Santa in my house app , 사진 출처; 구글 이미지 서치

폴란드 와 덴마크에서 경험한 특별한 나눔

필자가 10년간 거주했던 폴란드에서는 연말이 되면 온 동네가 들떠 있었고, 노르웨이처럼 거리마다 건물마다 아름다운 장식이 반짝였었다. 폴란드에서는 11월 말부터 크리스마스 마켓이 여는데, 그곳에서 크리스마스 선물을 마련하거나, 뜨거운 와인을 마시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었다. 특이했던 날 중 12월 첫 주에 “Saint Nicholas Day”라는 날이 있었다. 폴란드어로 “Gwiazdor” 산타클로스 데이라고 해서 “산타 할아버지가 지금 너희들 보고 계신다. 말썽꾸러기라면 지금부터라도 착한 아이가 되거라” 하며 산타 모자를 쓴 어른들이 돌아다니며 사탕이나 초콜릿 선물을 주는 날도 있었다. 폴란드에서 지내면서 기억에 남는 시간 중 하나는 회사에서 열어 준 직원들 크리스마스 식사였고, 그때 나온 빨간 비트 수프에 얹어진 피에로기(미니 만두) 와 연어구이 그리고 각종 양배추 샐러드 가 참 인상적이었다. 이때 우리는 서로 가져온 시크릿 산타 선물 교환도 하고, 서로에게 한해 동안의 감사 인사를 전했었다.

폴란드의 크리스마스 디너 중 비트 수프, 출처; 구글 이미지 서치

11년 전, 세 명의 자녀를 둔 지인의 초대로 덴마크에서 연말을 보낸 적이 있는데, 덴마크의 크리스마스 또한 너무나도 다르며 행복했던 기억이 있다. 크리스마스 며칠 전에 그 댁에 도착하여 마신 펜(아몬드)으로 쿠키를 만들던 시간, 껍질을 깐 하얀 아몬드를 하나 넣은 라이스 푸딩을 나누어 먹고 그 아몬드를 찾는 이에게 행운을 기원했던 재미있었던 시간, 크리스마스이브날 크리스마스트리 주변을 열 바퀴 이상 돌며 아이들과 성가와 오래된 성탄 노래를 부르며 가족과 멀리 사는 친척 혹은 친구에게서 도착한 선물들을 열어보는 시간을 가졌던 특별한 기억이 있다. 또한 크리스마스 날에는 지인의 할머니 할아버지 댁을 방문하였는데, 친인척 20여 명이 함께 모두 모여 점심을 무려 6시간 동안 먹으면서 일 년간 있었던 일들을 나누고, 또 각자 마련해 온 (5 달러이하) 저렴한 선물을 식탁 위에서 돌리다가 노래나 라임이 끝나면 걸린 한 사람이 앞에 있는 선물을 푸는 게임을 하는데, 이 또한 큰 웃음을 자아낸다. 말도 안 되는 큰 상자에 혹은 작은 상자에 담긴 선물들을 골라야 하는데, 이상한 싸구려 선물일 것을 알면서도 모두들 신나고 기대하는 것이다.

덴마크의 크리스마스 이브는 가족과 함께 출처: 구글 이미지 서치 ABC뉴스

선물은 원했던 것이든 아니든 포장 안에 감춰진 그 무엇이 우리 모두에게는 설레는 것이다. 우리 부부는 함께한 지 15년 되었지만, 성탄절이면 서로에게 서너 가지 작은 선물을 하는데, 한 가지 정도는 눈치 못 채는 그 무언가를 사서 트리 밑에 혹은 양말에 넣어둔다. 

우리 가족의 크리스마스 양말

노르웨이에서 처음 보내는 연말이라, 이곳에는 어떤 행사가 있을까, 사람들은 어떤 선물을 나누고, 성탄절을 보낼지 궁금하다. 

아마도 선물을 주고받는 마음은 세계 어디에서나 같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2020년 12월 15일 필진 스윗에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