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GIF는 “Thank God It’s Friday” 의 약자이며, 많은 직장 동료들이 자주 쓰는 말 중 하나로 대부분의 직장인들은 금요일을 손꼽아 기다린다. 우리나라에서는 언제부터인지 모르게  “불금을 보내자”라고 말하는 것이 시작했는데, 필자는 솔직히 그 말을 써 본 적이 없다. 2003 년부터 시작된 해외살이 때문에 한국에서 유행하는 모든 것에 뒤처졌다 할 수 있다. 직장 생활하는 동안 나름 “신나는 금요일을 보내자”라는 뜻으로 TGIF를 쓰며, 고작 영화를 보고 식사를 하거나 펍에 가서 칵테일이나 와인 한잔 시켜 놓고 수다를 떨며 시간을 보냈다. 왜냐하면 금요일은 소중했기 때문이다. 금요일이 지나면 토요일이고 그럼 곧 월요일이기 때문이다. 직업상 일요일은 그 주의 시작이며, 그 주에 해야 할 것을 planning 플래닝 하는 것으로 하루의 반나절 이상을 보냈다. 

아이들이 태어나고는 주 중에도 주말에도 바빠서 우리의 불금은 집에서 그저 맥주나 와인으로 대신했다. 아이들도 안주를 즐길 수 있도록 과자, 치즈, 견과류 그리고 과일로 마련하고, 이제 집에서 우리 아이들과의 불금을 한지 10년이 되었다. 예전에는 pub 펍이나 jazz bar 재즈 바 혹은 영화관을 가던 우리 부부만의 불금은 사라진지 오래되었다.  

우리 부부는 맥주 와 와인을 즐기는데, 매일 마시는 것이 아니라 주말에만 마신다. 특히 금요일엔 들어오자마자 시원한 맥주를 들이켜는 게 유일한 즐거움이 되었다. 고작해야 한 잔이지만, 스트레스를 날리는데 큰 역할을 한다. 유럽에서 살기 시작하면서 저렴한 맥주와 와인에 행복한 함성을 질렀는데, 세 번째 이주 국가인 노르웨이에 와서 보니 알코올이 들어간 음료가 꽤 비싸다는 것을 실감할 수 있었고, 우리 사는 도시에는 와인을 파는 곳이 고작 한 곳 이어서 깜짝 놀랐다. 큰 도시가 아니라 그럴 수 있다고는 생각했지만, 와인과 보드카 등의 주류를 파는 곳이 매우 적어 놀라움을 주었다. 알고 보니 알코올 지수 4.7% ABV 보다 높은 주류는 모두 국영 주류 판매점에서 판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는 옆나라 스웨덴(3.5% ABV) 도 비슷하다. 맥주는 일반 슈퍼에서 쉽게 구입할 수 있지만, 패키징 값과 세금을 받는 터라 더 비싸게 느껴진다. 0.7% ABV 이상의 모든 알코올 지수의 주류에 대한 세금은 다른 나라에 비해 월등히 높다.

주류 가게 웹사이트: vinmonopolet.no

우스운 일화로 어느 날 금요일 오후에 주류 집과 붙어있는 쿱 엑스트라 슈퍼 건물에 가보니 긴 줄이 서 있었는데, 나도 무언가 하고 줄을 서 보니 국영 운영주류 집 vinmonopolet (해석하자면 the Wine Monopol) 들어갈 수 있는 줄 이었다. 그리고 이 줄은 슈퍼마켓 보다 일찍 닫는 특성상 주로 금요일이나 토요일에 볼 수 있는 풍경이다.

와인은 술을 못하는 사람에게도 즐거운 쇼핑 목록 중에 하나다. 와인은 반잔 정도 마시는 것은 몸에도 좋다는 연구가 있으며, 부부끼리 혹은 어떠한 파티 분위기를 띄우는데 일등 공신이기 때문이다. 금요일에 일 마치고 들어온 부부들이 와인 한 잔과 치즈 혹은 견과류 와 곁들이면서 그날 하루 혹은 일주일간 나누지 못한 우리만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대화하는 시간을 보낼 수 있다. 물론 휴대폰과 인터넷 없이 대화로만 말이다. 이때 안주를 빼앗아 먹으러 오는 아이들도 함께 이야기를 자연스럽게 나누고 할 수도 있다.   

식사 전 에피타이저나 와인 안주로는 단연 치즈가 최고의 조합을 이루고, 그 외에 크래커, 감자칩, 견과류, 절인 올리브, 살라미 햄, 말린 과일, 바게트 빵에 올린 하몽햄 그리고 후무스 딥 등이 있다. 많고 많은 치즈와 와인의 페어링 중 우리의 평범한 입맛에는 브리 치즈 (Brie), 생 모짜렐라 치즈, 고다치즈(Gouda), 에이지드 체다치즈(Cheddar), 데니쉬 블루치즈(Blue Cheese) 순이다. 우리 집은 아이들까지 포함해서 치즈를 너무 사랑하기 때문에 2주에 한 번은 샌드위치 용이 아닌 간식용 치즈를 산다. 최근에 몇 번 메니 슈퍼에서 산 프랑스 산 브리 치즈는 아이들도 좋아해서 종종 구입하는 편이다. 치즈는 지방과 단백질을 많이 포함되어 있으니, 치즈만 내어 먹는 것이 아니라 치즈와 크래커/프레즐, 치즈와 견과류, 치즈와 과일 이런 식을 곁들여 먹는 게 좋다. 

와인파티 출처: 블로그 cottercrunch.com

와인은 선물용으로도 좋고, 그러려면 와인을 알아야 하는데 모르면 와인을 사갈 수도 없고 즐길 수도 없으니, 곤란할 때에는 와인 앱을 이용하여 3.8 이상의 높은 평가를 받는 와인 위주로 구입하고 있다.  

와인 평가 앱 Vivino 출처: 구글 이미지

평균적으로 사람들은 깔끔하면서 부드럽고 단맛이 적은 dry 드라이 와인을 좋아한다. Semi dry 세미 드라이 도 단맛 느낌이 많이 나서, 특정 입맛을 제외하고 식사때 들기엔 추천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선물용이든 파티용이든 드라이 와인을 선호한다. 하지만, 축하할 자리 이거나 식사 전에는 버블리 라고 불리는 하는 champagne 샴페인 혹은 sparkling wine 스파클링 와인을 추천한다. 노르웨이에서는 100-200 kr 정도면 평균이상의 좋은 와인을 구입할 수 있다.

사계절 마실 수 있는 와인은 레드와인으로, 드라이하면서 Merlot이나Syrah(Shiraz) 혹은 Sauvignon 포도 종류로, 양과 가격 때문에 우리는 750ml 와인 병보다 3L 양인 박스 타입으로 사고 있다.

노르웨이에서 구입가능한 맛도 좋은 박스타입 레드와인

여름엔 기본적으로 화이트 와인과 로제와인 그리고 스파클링 와인을 구입한다. 보통 화이트 와인은 드라이하면서 Chardonnay 혹은Sauvignon Blanc 포도 종류로사는데, 냉장고가 작은 우리 집에 많은 양의 박스 타입은 보관이 쉽지 않아 병으로 구입하고 있다. 스파클링 와인 중에서는 이탈리아산 prosecco 프세코를 추천한다. 프세코를 추천하는 이유는 가격 면에서 나 맛도 좋기 때문이다. 프세코의 경우 노르웨이에서도 130-200 kr로 저렴한 편이다.

노르웨이에서 구입가능한 맛도 좋고 저렴한 프세코

지난 15년간 유럽에 살면서 또 와인이 유명한 지역으로 여행 다니면서, 어떤 맛이 우리 입맛에 좋은 것인지 조금은 알게 되었다.

개인적으로 선호하는 와인 생산 지역으로는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 조지아, 호주, 뉴질랜드, 미국 정도이며, 특히 스페인 북쪽 지역 Bilao 빌바우 쪽 Rioja 리오야지역에서 생산되는 와인은 최고이다. 이곳에서 열 흘 동안 와인, pintxos 핀쵸스 (빵 위에 얹은 각종 요리) 와 Paella해산물 파엘라 (볶음밥 일종)에 흠뻑 취해왔던 기억이 있다. 또 다른 지역은 3주간 여행했던 프랑스 남부지역의 Bordeaux 지역에서 내비게이션으로 랜덤으로 찍은 와이너리 지역을 찾아갔는데, 그곳이 알고 보니 개인 집에서 생산한 와인을 보관하는 곳이었다. 예약도 없이 찾아온 외국인에게 지하에 위치한 와이너리에서 본인들이 만든 최고의 와인과 치즈를 대접해 준 기억이 있어 자주 이 지역 와인을 그때의 추억과 함께 한다. 마지막으로 맛도 지역도 아름다웠던 곳은 이탈리아 Florence 피렌체에서 가까운 Toscany 토스카니 지역 와인인데, 그때 와이너리에서 10병의 시음 와인과 파스타 그리고 치즈를 접대받고는 정말 행복했던 기억이 있다. 

와인을 집에서 마시거나 손님을 초대하려면 와인 잔들이 필요한데, 우리는 일년에 두세 번 정도 손님을 초대하기에 레드와인을 위한 큰 와인잔은 없다. Standard 와인잔과 샴페인 잔만 갖추고 산다. 노르웨이 오기 전에 쓰던 것들을 주고 왔고, 와서는 세일하고 있는 저렴한 것을 다시 구입했다. 와인 잔을 구입한 적이 없다면, 시험 삼아 중고가게에 전시되어 있는 저렴한 것을 사는 것도 나쁘지 않다.

와인잔 종류 출처: thegreatgastro.com

날씨가 추워지고 12월이 다가오면 연말파티가 시작된다. 보통 연말 파티에는 직접만든 따뜻한 Mulled wine 을 준비해 특별함을 더한다. 유럽의 하이라이트인 크리스마스 마켓에 가 보면 그 해 크리스마스 마켓 잔을 만들어 따뜻한 Mulled wine을 파는데, 사람들은 그 잔까지 사서 따뜻한 와인을 영하의 추운 날씨에 서서 마시는 풍경을 자주 볼 수 있다. 보통 Mulled wine는 시나몬 스틱, 오렌지, 설탕을 넣어 끓이지 않고 약불에 서서히 데워 만드는데, 이탈리아, 프랑스 산 레드와인 Merlot이나Syrah(Shiraz)를사용하면 좋다고 한다.

Mulled wine 출처:bbc.co.uk/food

회사에서 열어주는 연말 파티, 여자끼리 하는 우먼스 파티, 가족들끼리 모여 집에서 하는 크리스마스 식사 등등 12월 첫주부터 금요일과 토요일은 파티로 스케줄이 꽉 차게 된다. 대신 12월 23일 이후는 조용하게 가족끼리 보낸다. 한국 에서와는 사뭇 다르지만, 이런 문화에 이제는 길들여져, 모든 모임은 크리스마스 이브 전으로 마무리를 짓고 한 해를 가족과 오붓이 보내는 시간을 가진다. 올해는 코로나19로 인하여 이런 파티는 없지만, 온라인으로 와인 한잔 들고 안부 묻는 시간을 보내는 스케줄이 짜이고 있다. 

직장동료로 부터 받은 와인과 메세지: Welcome to sunny Norway!

와인은 결코 취하기 위한 것만이 아니라, 추억을 만들기도 하고 기억을 소환하는 행복한 시간을 함께하는 매개체인 것이다.

2020년 12월 1일 필진 스윗에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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